9강 <무너지는 아파트 공화국, 다시 만드는 삶의 현장은?> 현장 스케치

 

 

 자공공 아카데미 마지막 강의~!

쌀쌀한 삼월에 시작하여 따뜻한 오월 말에 마무리짓는 오늘, 

밖에서 주먹밥을 먹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

자공공 아카데미의 상징처럼 느껴지는 친환경 접시 ‘뻥튀기’를 들고 웃고 있네요.

 

 

시민들의 관점에서 경쾌한 말솜씨로 부동산과 경제 문제를 풀어내어

인기가 높은 선대인 선생님의 강의가 마지막이었습니다.  

 

 

한때 집 한 채 값에 달했던 네덜란드의 튤립에 대한 이야기로 강의를 시작하였습니다. 

아무리 비싼 돈을 주고 샀다 하더라도 누군가 더 비싸게 살 것이라는 투자의 욕망이 튤립을 그토록 고가로 올려두었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비정상적인 집 값도 같은 이치로 부풀어 오른 것이지요. 

더이상 튤립이 고가의 상품이 아니듯이, 부동산의 거품과 환상도 꺼져가고 있습니다. 

 

이제 새로운 주거와 삶의 모습을 기획할 때가 되었다고 선대인 선생님은 말씀하셨습니다.

공공부문에서의 정책적 기획도 물론 필요하고,

민간에서도 이웃과 더불어 사는 감수성을 회복하고 

협동조합 주택 등의 시도를 실험해볼 수 있다고요.

 

강의는 다음과 같은 말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생활의 욕구와 맞닿아 있고 공동체도 살릴 수 있는 시도들이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기존의 쇠락해가는 마을들을 일으켜 세우고 복원하고 그 공간에서의 공동체 요소들을 살려나가는 작업들도 중요하지만요. 어쨌거나 대규모 아파트 주거단지가 계속 존재하는 상황에서 그들을 무시하고 그 사이사이에 (전통적 마을 형태가) 점같이 박힌 상태로 가서는 우리가 정말 도시 공동체를 예전처럼 회복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완벽한 형태는 아닐지라도 지금의 우리 아파트라는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밀집해있는 형태 속에서 집값 거품도 빼고 공동체도 만들어 갈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강의에 이어 바로 질문을 받았습니다. 

 

진지한 질문들과 대답들이 이어졌습니다. 

 

강의에서 언급한 협동조합주택에 대한 질문, 아파트에 공공공간을 활성화하는 방안에 대한 질문, 

40대 논객들이 담론의 영역을 넘어서 직접 행동으로 옮겨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 

재래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청년의 질문에서부터

우리 사회의 일자리 문제 해결의 가능성까지

점차 깊고 넓어진 질의응답시간이었습니다.  

 

이어진 조별토론, 지금까지의 자공공 아카데미를 되짚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처음  오신 분들이 많고, 9주 동안 꾸준히 오신 분들이 적게 오셨다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연대 문화인류학과 대학원 학생들이 같이 나눠 먹을 도너츠를 가져와서 함께 먹으며 토론을 했지요. 

 

 

조별토론에서 나눈 이야기를 공유하는 시간 :)

각 조별로 한 명씩 나와서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맨 마지막엔 지속가능성이라는 게 뭔지에 대한 질문이 생겼어요. 너무 큰 이야기잖아요. 우리 삶과 연결시키는 것이 어려운데, 누군가 ‘지속가능하지 않은 게 뭔가’에 대해 알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거꾸로 말하면 지속가능성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된 거잖아요. 또 지속가능성은 끝이 없는 거잖아요, 매일로 이어져서… ‘소풍가는 고양이’나 작업장 청년학교 등에서 탈핵을 생각하는 친구들이 보기에는, 핵이 없어져야 하잖아요. 그래야 끝이 나니까. 결국 어떤 형태로 우리가 매일의 일상을 반복하고 있는지에 대한 얘기를 하고 마무리를 하기로 했습니다.” 

 

“결국 아홉 번의 강의를 듣는 동안 이런 거시적인 문제들에 대해 자극을 받고, 억지로라도 생각을 하게 되면서 집에 가서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자신으로부터의 변화에 대해 고민하며 작은 실천을 약간이나마 하게됬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자공공 아카데미 2기를 마무리하는 조한혜정 선생님의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북촌 고갯길을 깎는 것에 반대하는 서명을한 것 처럼, 또 임대 주택을 추진하자고 주장하는 것 처럼 어떤 구체적인 한 사안을 처음부터 끝까지 경험 해봐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지금은 여러가지가 우리의 삶을 분산시키기 때문에 어떤 사안에 대해 잠깐 생각하다 잊어버리기 마련이고, 그것이 결국 죄의식으로 남죠. 그런 부분을 어떻게든지 해결하면 좋겠어요. 그런 식의 방향에서 동의하는 ‘자공공’의 구조를 지속적으로 보고 싶은 것이죠. 그것이 얼마나 가능한 시점인지 말이에요. 우리는 그 실험을 함께한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지금은 “저 사람이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사람인가?” 를 확인하는 것 같아요. 그렇지 않은 사람이면 어떤 좋은 말을 해도 듣지 않게 되니까요. 서로를 경청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죠. 이 자리가 그런 자리가 되도록, 단순히 강의를 듣고 헤어지는 것이 아닌 자리가 되도록 했던 것이죠.” 

 

 “꼭 “우리가 다 같이 하는 것” 이 아니라도 각자가 다른 영역에서 여러가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까도 강의 때 ‘영혼을 판 언론’ 이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그런 얘기를 할 때 아무리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도 아무런 소용이 없지 않냐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100억짜리 연구소가 필요는 하지만, 그것이 있어도 해결이 안 될 것이라면, 그런 연구소가 있어도 무슨 소용이겠어요. 최소한의 ‘내가 말하면 힘이 될꺼야’ 혹은 ‘만나면 뭔가 해결 될꺼야’ 라는 식의 태도도 없을 때 100억, 1000억 짜리 연구소가 있으면 뭐가 해결 될 것이냐는 것이죠.”

 

 

자공공아카데미의 토론을 즐겁게 끌어오셨던 엄기호 선생님은 다음과 같은 말로 마무리하였습니다.

 

“일베는 돈 10원도 안들이고 나라를 흔들어버리거든요. 저는 이게 이야기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반대편에서 좌파, 진보,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사람들 얘기는 단적으로 얘기하면 재미가 없는 거에요. 청소년들이나 청년들한테 흥미를 끌지도 못하고 자기들의 이야기를 끌어내는 언어로 작동을 하지도 못하고 있거든요. (…) 똑같은 얘기라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흥미를 끌 수도 있고, 사람을 각성시키기도 하고, 실천을 이끌어내기도 하거든요. 그런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공간이 학교든, 집이든, 친구집단이든, 자공공에서든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런 시도, 그런 공간으로서 우리가 자공공을 해 본 것이고, 앞으로 이어가는 과정 속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노력을 한다면 그것이 실현될 것 같아요.

 

 저는 우리 시대에 이야기꾼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앞에서 정책을 만들고 이끌고 가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이야기꾼들이 만들어져서 다른 언어로 세상을 설명할 수 있고 또 그 언어에 다른 친구들이 관심을 가지게 해서 끌어올 수 있는 것을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 한 번 여러분들이 같이 했으면 좋겠어요. 그것을 하기 위해서 자공공이 어떤 포맷으로, 어떤 사람들과 함께 어떤 이야기를 끌어가야 하는가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야기꾼’에 대한 말은 자공공아카데미의 토론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로 연결되었지요.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것이 이야기를 서로 막 보태는 것이잖아요? 나의 어떠한 생각에 대해서 누가 “참 좋았어요” 라고 하는 것이 아니구요. 참 ‘좋은데’ 그로부터 떠오르는 내 생각이 보태져야지 이야기가 되는 것인데, 어찌 보면 우리가 그것을 실천하는 것 부터 다시 출발해야 될 것 같아요. 계속 토론을 하자고 하는 것은 곧 말문을 열자는 것이잖아요. 의례적으로 해야만 하니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말에 말을 보태주는 역할을 해야 그것이 이야기가 되어 굴러가는 것이죠. 그런데 그렇지 않고 상대방의 말을 듣고 난 다음에 ‘내가 하는 말이 옳을까 그를까’ 등의 이런저런 고민을 하면서 스스로를 단속하게 되면 이야기가 끊기는 것이에요. “일베”에 들어가보면, 그곳은 계속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구조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말이 되는 말이든 아니든, 역사를 왜곡한 것이든 아니든 간에 어쨌든 서로 계속 말을 만들어가는 것이죠. 거기에서부터 우리가 밀리고 있는 것이거든요.

 

제가 두려워하는 건 바로 그것 입니다. 저는 민주화가 폄하되는 게 두려운 게 아니라 민주화의 언어가 고립되는 게 두려워요. 지금 청소년들에게는 그것이 역력하게 나타나고 있어요. (…) 이처럼 이야기를 우리 안에서부터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에 자공공 아카데미를 한 번 시도한 것이고, 다음에는 조금 더 다른 방식으로 또 한 번 시도할 것입니다. 하자센터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한국 사회에 선물같은 새로운 이야기를 준 것 처럼, 앞으로는 우리가 하자 허브에서 자공공 아카데미를 하면서 이 공간을 우리 사회에 새로운 이야기를 던져주는 공간으로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우선은 자공공 아카데미부터 지속가능하게 쭉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자공공 아카데미 강의를 들어주시느라 고생하셨고, 감사합니다. (박수)”

 

이날 오고간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언제나처럼 http://jagongong.net/?p=1978에서 영상과 기록을 보시면 됩니다 :)

 

 

9주간의 길었던 여행. 그곳에서 만나뵈었던 분들.

9주 동안 어떤 것을 가져가시고 가져오셨는지요.

자공공 아카데미 2기가 마무리된 지금

우리는 우리의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와 언어를 만들어내고 있을까요, 

 

각자 일상 속에서 만들어내는 실천과 이야기들을 다시 가져와서 만날 수 있는 자리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얼굴 보고 마주치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고,

우리 각자의 실천과 이야기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파장을 그리며, 서로의 삶에 영향을 주게 될 테니까요.

 

그때까지 모두 건강하시기를.

자공공아카데미에서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모두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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