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멘붕과 힐링 : 무엇에 넋을 잃고 무엇을 치유하고자 하는가?>

자공공 아카데미 2기 8강. 멘붕과 힐링: 무엇에 넋을 잃고 무엇을 치유하고자 하는가? (김현미) from hajacenter on Vimeo.

 

 

 

자공공 아카데미 2기 8강 토론. 멘붕과 힐링: 무엇에 넋을 잃고 무엇을 치유하고자 하는가? from hajacenter on Vimeo.

 

 

2013년 5월 15일 저녁 6시~9시

하자센터 신관 4층 하하호호홀

 

강의 :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토론: 조한혜정 (하자센터 센터장), 엄기호 (‘오늘의 교육’ 편집위원)

 

영상 : Plan-Bee

기록 : 박준서, 이은정, 권기찬

문의 : 이서 (eeseo@haja.or.kr)

 

 

 

0. 강연 전 동영상

할라 토마스도티어의 TETALK <아이슬란드 재정 붕괴에 대한 여성의 반응>

http://www.ted.com/talks/lang/ko/halla_tomasdottir.html

 

 

1. 강의 – 김현미

 

안녕하세요. 여러분. 이미 높은 명성을 가진 분들의 강의를 들었기 때문에 제가 오늘 하는 얘기는 아마 리뷰 아니면 약간의 보충 정도일 겁니다. 동료 교수인 조문영 선생님이 제목을 그리 섹시하게 해놓고 그렇게 말하면 어떻게 하냐고 그러던데, 그냥 한국의 상황들에 대해서 우리의 고민이라든가 감정을 공유해보는 시간을 가질 것이에요. 조한혜정 선생님이 저에게 이 강의를 하라고 했을 때에는 저도 상당한 과도 노동에 의한 멘붕 상태였지요. 그래서 나의 문제도 한 번 들여다 볼 겸 왜 우리나라에서 mental distruction 또는 mental breakdown 개념의 ‘멘붕’이라는 것이 시대적 언어로 등장하게 되었는가에 대해서 함께 고민을 나눠보고자 했어요.

 

지금은 제가 안식년이거든요. 그래서 지적 노동을 많이 안 하고 주로 자활 노동을 지난 몇 개월 동안 했어요. 자유롭게 계획되지 않은 여행 플랜을 가지고 동남아시아 말레이시아를 4주 동안 여행했어요. 돌아와서는 한국에 다시 적응하느라 몸이 좀 아팠지만 그렇기 때문에 몸의 휴식을 한 달 동안 시켜줬고요. 그 다음에는 제가 우리 집을 정리하느라고 서른세 살 때 미국 유학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 가져왔던 모든 대학원생들의 기록, 제가 정리했던 것 다 버렸고요. 학생들이 제출한 페이퍼, 다 버렸습니다. 그래서 이제 저도 자유롭게 짐 없는 인간으로 다시 태동했기 때문에 사실 지금 멘붕 상황이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멘붕이 아닌 상황에서 다시 멘붕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니까, 확인되는 진실은 자기위안이라는 것, ‘힐링’이라는 것, 또는 자기 안의 내면을 들여다본다는 것이 사실은 자기 시간을 갖고 멈추고 머무르는 것에서 온다는 아주 소박한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는 ‘멘붕의 시대’가 맞는 것 같아요. 미디어나 일상적인 담론에서 멘붕이라는 단어는, 너무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당해서 할 말을 잃고 가치판단이 안 되는 그런 상황, 또는 너무 충격을 받아 실제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어떤 방식으로 스스로의 삶을 모색해야할지 모르는 상황, 이런 것을 말하죠. 간단하게 말하면 어처구니 없음, 어처구니 없는 삶, 말도 안 되는 삶, 이런 것들을 대면하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한국의 ‘멘붕의 시대’는 자유라는 개념에 대한 의미 투쟁의 시대라고도 생각을 해요. ‘자유를 누가 어떻게 사용하고, 자유에 대한 의지를 어떻게 표현하느냐’를 두고 벌이고 있는 문화적 의미 투쟁의 상황들, 이런 것들이 지금 멘붕의 시대를 특징짓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고 있는 자유에 대한 의미 투쟁은 세 가지 방식으로 일어난다고 봅니다. 하나는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제일 친한 적이에요. 신자유주의. 우리 주변에서 자유란 말이 자본주의의 재생산을 추동하는 논리로 쓰이게 된 가장 강력한 이유는 신자유주의 때문이지요. 우리 삶의 생활 세계를 깊이 파고든 이 신자유주의에 대한 얘기를 빼놓지 않고서는 얘기가 안 될 것 같아요. 신자유주의도 새로운 자유를 획득하고자 하는 자산가와 자본가의 열망이 받아들여져서 만들어진 새로운 정치경제학 체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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