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강 ‘Ecological Internet : 지구와 공동체를 위한 디지털 기술’ 현장스케치

자공공아카데미 여섯번째 날~!

오늘은 평소와 다르게 신관 203호 워크룸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강의 전 함께 본 영상은 Lucas Martell의 <pigeon: impossible>입니다. 

 

203호에 가득한 사람들,

특히 입구 쪽은 늦게 오신 분들이 모여앉아 발디딜틈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앞 사람 머리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불편함도 있었지만

강사와의 거리도 좁혀지고, 토론 때도 더 가까이 다가가는 느낌이 있어서

좋았다는 의견들이 많았지요.  

 

   

 

전길남 박사님은, 이제 사회간접자본이 된 인터넷의 미래를 내다보며

‘바로 지금’ 인터넷을 둘러싼/ 인터넷을 조건짓는 사회-문화-정치적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강의은 다음과 같은 말로 맺어졌습니다. 

 

“생태적인 인터넷을 만든다는 것은 지속가능한 인터넷, 그리고 지속가능하고 싶게끔 만드는 인터넷을 만드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데 지금 그렇게 되고 있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오로지 시장에 의존해서 인터넷을 판단하고 있어요. 결국 우리는 인터넷 사용자들 간의 합의를 만들어 내는 것을 고민해야 하고, 이것은 곧 생태적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것을 의미할 것입니다. 참고로 Robyn Eckersley의 “The Green State” 라는 책에 이러한 내용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제 과거를 졸업할 때가 됐어요.

 

앞으로 10년 이내에 등장할 몇 십억의 인터넷 사용자들을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우리는 인터넷을 대함에 있어서 개발도상국 사람들, 나이가 많은 사람들, 어린 사람들 모두를 신경 써야 합니다.

동시에 인터넷 발전이 탄소 배출을 늘리는 발전이여서는 안 되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하겠죠.

다음으로, 인터넷이 어떻게 하면 세계 각 지역의 문화와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도 고민해 봐야 할 것입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자국어 뿐만 아니라 영어도 잘하고, 페이스북 같은 것은 우리보다도 능숙하게 사용 합니다. 그들은 햄버거, 코카콜라,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 등에 이미 익숙해져 있죠. 그런데 과연 그것이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인가요? 정작 그들만의 지역 문화는 다 사라지는데 말이죠. 저는 우리가 인터넷을 사용할 때 한글과 영어를 함께 사용하듯이 아프리카 사람들도 스와힐리어 등의 자국어를 함께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러한 일에 이 자리에 있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참여 했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굉장히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CC korea를 처음 한국에서 시작하고 지금도 이끌고 있는 윤종수 판사님은 

오픈데이터에 대해 이야기해주셨습니다. 

공공 오픈데이터를 위해서는, 법 제도의 정비, 효율성 제고, 문화의 변화.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하셨지요.

 

마지막은 ‘준비된 시민’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데이터가 공개되어도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활용하지 않으면, 아무 반응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준비된 시민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예전에는 정부를 비판할 때 ‘Vending machine(자판기) 정부’라고 했습니다. 서비스를 잘 진열해서 국민들이 필요한 버튼을 누르면 곧장 제공하게 되는 시스템. 이것이 전자정부였습니다. 얼마나 서비스를 잘 제공하느냐로 평가 받았죠. 이 때 국민들이 할 일은 버튼을 눌러서 서비스를 받든지, 맘에 들지 않으면 자판기를 흔들던지 둘 중 하나입니다. 정부 2.0에 대해서 팀 오라일리가 말하기를, ‘우리에게 주면 우리가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것이 모토였어요. 과연 할 수 있을까요?

 

결국, 요즘 드는 생각은 이겁니다. 과연 우리가 새로운 혁신을 끌어낼 수 있을까요? 아니면 여전히 자판기를 흔들면서 불만을 터트리거나, 거기엔 관심 없다고 하면서 저 구석에 모여서 오순도순 잘 지내고 있을까요? 결국, 준비된 시민, 커뮤니티를 어떻게 만드느냐 하는 문제이죠. (중략)

 

 

저희 입장에서는 그렇죠. 계속 정부를 보고 데이터를 풀라고 말하지만 과연 그걸 가지고 무언가 만들어낼 수 있을지. 공개가 다가 아닙니다. 결국에는 의지도 있고, 기술, 전략도 있어야 되고, 여러 가지 요소가 다 갖춰져 있어야 우리들만의 eco system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죠.”

 

 

평소처럼 하자신관 여기저기에서 열린 조별토론입니다.

 

 

 

 전체토론이 시작되기 전에는 Steve Cutt의 <MAN>을 보았지요. 

그간 인간이 짓밟아온 다른 생명들, 인간이 황폐하게 만든 지구.

그 경고가 섬뜩하고 유머러스하게 잘 그려진 애니메이션입니다.  

 

 

 

조별토론에서 나왔다는 ‘아는 게 힘이고 모르는 게 약이다’라는 말이 전체 토론 내내 회자되었습니다.

‘정보는 많은데 해석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해석에 있어서 누가 필터링을 하고 그 정보는 누가 만드느냐?’ 라는 생각에서 나온 이야기였다고 해요.  

 

         

 

또 이 날의 전체토론에는 1강에서 강의를 했던 정철 박사님도 함께 하셔서 흥미로운 논의를 이끌어냈습니다. 

하자센터와 같이 한정된 공간, 몇몇 사람들만의 공동체로는 부족하다, 어떻게 대중과 만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하셨지요.

또 개인의 사적 정보들을 수집하여 마케팅 수단으로 쓰게 되는 빅데이터를 거꾸로 이용해서

오히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우연’을 만들어내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 개념이 Data commons라고 합니다. 

 

윤종수 판사님은 계속 10년, 20년 후를 생각하면서 지금의 선택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면서 사람에 대한 희망을 강조하셨지요.

 

“컨텐츠와  데이터를 공개하면 누가 이득을 보느냐? 공개하면 결국 그걸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거대 자본과 기업이 이익을 봐요. 그래서 결국 신자유주의를 풍성하게 하기 위해서 오픈을 주장하느냐 하는 질문을 받아요.  (하지만) 모든 것은 지금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에요. 그게 공개된다고 했을 때 10~20년 후에 어떻게 변해있느냐가 중요한 거예요.(…) 결국 앞으로의 10년, 20년을 생각하면서 선택을 해나가는 것인데요. 선택할 때 그 10년, 20년을 계속 생각하고 있으면, 누구한테 속아서 당한다거나, 아니면 아무 생각 없이 가다 보니 ‘어! 여기가 아니네’ 이런 것은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길남 박사님도 비슷한 방식으로 인터넷의 50년 후를 말씀하셨지요.

” 초고속 인터에 access하는 것은 국민으로서의 권리일까요? 아니면 돈 있는 사람만 돈 내고 사야 하는 걸까요? ‘국민으로서 권리입니다’ 라고 하는 게 유니버설 서비스에요. 우리나라에서도 곳곳에서 그렇게 되고 있어요. 그런데 정부에서는 집행을 안 하고 있어요. 미국에서는 유니버셜 서비스를 할 지 한창 고민하고 있어요. 한창 고민하고 있고, 세계에서 완전히 실행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그것은 좋은 논의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조금씩 여유 있는 사람, 힘 있는 사람은 인터넷 잘 쓸 수 있는데, 그렇지 않는 사람, 예를 들어 1년 수입이 몇 백 만원 밖에 안 되는 사람은 인터넷 쓰기 어려운 거죠. ‘그런 사람들도 인터넷 쓸 수 있게 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라는 질문이 본격적으로 이슈화 돼야 하는 거예요. ‘50년 후에는 이렇게 될 겁니다’ 라고도 할 수 있지만 ‘50년, 100년, 200년 이후의 룰을 지금 만들고 있는 것 같아요’ 라는 식으로 지금부터 그렇게 살면 괜찮은 것 같아요.”

 

담임인 엄기호 선생님과 조한혜정 선생님의 마지막 맺음말을 옮기겠습니다. 

 조한혜정 “인문학자와 공학자가 협력할 수 있는 인프라가  생겨야만 되어요. 그런 맥락에서 이제 크리에이티브 커먼스하고 연결될 수 있지요. 그런데 그때도 ‘여전히 희망이 있다’라고 하고 들어가는 것과 저처럼 ‘희망이 없다’라고 하고 시작하는 거하고 큰 차이가 있어요. 그 부분이 중요할 것 같아요. 그 부분에 대해서 ‘희망이 없다’고 인정을 하는 게 나은 거죠. ‘희망이 거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다’ 라고 좀 더 겸손하게, 진지하게 해야지요. 안 그러면 여전히 과학기술주의에 빠져 있게 되지요. 거예요.  희망이 없고,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를 할 때 ‘어색함’이 무척 좋다고 생각해요. 어색함에도 불구하고, 토론도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 난감함이라도 공유하자,는 거지요. 그게 더 포괄적인 의미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스라는 것이고요. 그런 나눔의 개념을 놓고 가야지요. 인터넷 분야도 사실은 주어야 되요. 이 전환을 청년들이 해 내야 되는 것이지요.

 

엄기호 “제가 몇 년 전에 제주 인권학술대회를 갔을 때, 한 세션에서 몇몇 선생님들이 토론을 하는데 아감벤, 푸코 해서 많이 이야기가 오갔었어요. 거기 인권 활동가들이 많이 오셨는데 평소에 아감벤의 ‘아’자도 들어보지 못했던 분들이 많거든요. 그 세션이 끝나고 나갈 때, 저도 그 당시 토론자로 있었는데 약간 걱정이 되는 거예요. 우리끼리 신나게 떠들었는데 그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무슨 이야기 하면서 나가나, 궁금해서 밖에서 기다리면서 봤어요. 그런데 그때 오신 인권활동가들이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는데 진짜 재미있었어.’

 

저는 그때 언어라고 하는 게 어떤 건가 조금 배웠어요. 오늘 이야기하는 것에서도 전박사님 쓰셨던 기술적인 언어, 전문적인 용어가 있었지요. 조한도 추상적 차원에서 이야기를 하셨고요. 들으면서 ‘무슨 말이지?’ 라고 하면서도 이 자공공아카데미를 즐기는 방법은 ‘무슨 소린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재미있는 것 같아’ 라는 감각을 회복하는 거예요. 그러지 않으면 우리가 아는 얘기만 쫓아다니거든요. 저는 요즘 강연 같은 것을 볼 때마다 불만스러운 것이 있어요. 청년들이 사는 게 불안하니까, 자기 얘기가 맞는지 아닌지만 확인하고 다니게 되는 거예요. 나랑 똑 같은 얘기하는 사람, 내가 아는 얘기 하는 것을 들으면서 ‘내가 맞구나’, ‘내가 제대로 알고 있구나’ 라고 안도하는 거지요. 그런 안도를 이제 좀 넘어서서, 전혀 모르는 이야기인 것 같지만 거기서 오는 즐거움을 찾으면서 insight를 발견하는 언어의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 일본어식 어투가 섞여서 알아듣기가 그리 쉽지 않았던 전길남 박사님의 강연, 

통찰력이 빛나는 강의라고 이야기들 하는데 혹시 못 알아들어서 서글프셨던 분들이 있다면

여기 (http://jagongong.net/?p=1731) 로 가셔서 녹취록을 받아보세요 :)

글로 읽어 보면, 쉽고 명료한 가운데 

미처 생각지 못했던 방향을 가르쳐 주는 좋은 강의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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