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가족은 어떻게 지속되는가> 현장스케치

 *사진은 클릭하면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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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정현 선생님의 강의가 있던 자공공 아카데미 네번째 날,

완연한 봄날이 되어 햇빛은 따스했습니다.

 

개별강좌신청을 해서 1강을 들었던 분들이 2강도, 이어서 4강까지 함께 참여해서 반가웠습니다. 

 

강의 전에 함께 본 동영상은 매트 하딩이 지구촌을 돌며 함께 춤을 추는 영상으로,

다름 속에서 조화를 이루어 사는 삶의 모습을 보고 즐겁게 미소짓기 위한 영상이었지요. 

 

 

 

가족 속에서 개인이 어떻게 하나의 주체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라는

흥미로운, 그러나 가볍지 않은 주제로

오늘의 이야기는 진행되었습니다. 

 

   

‘아동 중심’으로 변해가는 가족구조 속에서 

아이들은 오히려 부모의 나르시시즘의 연장이 되어가고

경쟁의 투견장으로 내몰리게 되는 것이지요. 

 

강의는 다음과 같은 말로 정리되었습니다. 

 

“현재 우리가 처해있는 조건들이 이 아이들을 부모와 더 가깝게 만들면서 결국에는 그 누구도 주체로 살아남기가 쉽지 않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죠. 아이들은 점점 더 대상이 되면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원하고,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 더 어려워지고 있어요. 그러니까 욕망과 능력에 있어서 제약이 발생하고 있다는 거죠. 제약이 발생한다는 것은 제대로 원하지 않는다거나 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욕망을 자기 것으로 느끼면서 그 자신으로부터 소외를 당하는 현상이 제약인 것이죠. 한참 뛰다 보니까 누군가를 대신해서 뛰고 있던 것, 한참 뛰다 보니까 모든 사람이 뛰어가고 있는 것을 같이 뛰어가고 있는 것이죠. 

 

제가 처음에 가족으로부터 살아남는 것이 하나의 문제라고 했는데요. 현재의 조건에서 이는  ‘가족이란 것이 어떻게 지속되는가’ 혹은 ‘가족이란 것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가’ 와 직결되는 문제인 것이죠. (…) 그런 맥락에서 저는 제목을 ‘가족은 어떻게 지속되는가’ 라고 붙인 것이죠. 가족이라는 평범한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색다르게 이야기가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여러분이 자신이 처한 조건에 대해서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뒤를 이어 언제나처럼 조별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하자허브 신관 곳곳에서 벌어진 토론의 현장들을 사진으로 만나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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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토론 뒤에는 언제나처럼 전체토론이 이어졌습니다.  

가족 속에서 주체로 살기 위해 노력했던 청년들의 경험들이

마이크를 통해 공유되는 시간이기도 했지요.

 

  

 

사회구조의 변화 속에서 가족’외부’를 잃어버리고

가족 안에서 밀폐적인, 자폐증적인 구조를 형성하면서 나르시시즘이 발생하는 이야기,

청년-자녀들이 부모/가족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면서도 주체로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

부모의 욕망과 자신의 욕망을 구분하는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왔습니다.

 

과연 어떤 것이 ‘가족 안에서’ 주체로서 사는 것일까요?

맹정현 선생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맹정현 : 제가 말씀드리려는 것은 각각의 인간들이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신만의 방법을 발견해 내야 한다는 것이죠.  어떻게 주체로서 살아남는가는 결국 부모와의 분리의 문제입니다. 이 분리라는 것이 도대체 어떤 수준에 위치하느냐,라고 질문을 던져볼 수 있겠죠. 경제적, 현실적 수준에서의 분리인가? 같이 이 좁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언젠가는 이곳을 떠나리라 라는 결심에 의해서 실현될 수 있는 분리인가? 아니면 어떻게든 어머니, 아버지의 돈은 받지 않겠다는 경제적 분리인가?  글쎄요. 가령 내가 이 집을 떠나겠다고 하는 생각을 가졌을 때, 그렇게 해서 떠나는 것이 진짜 분리라고 할 수 있을까요? 장소는 이동을 했지만 정신은 그 집 안에 있는 것 아닌가요? 경제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요? 내가 왜 ‘죽어도’ 받지 않겠다는 건지, 왜 꼭 ‘죽어도’가 되어야 되나요? 그냥 떳떳하게 받으면, 손을 내밀면 왜 안될까요? 한 곳 안에서 같이 살면서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으면서 떳떳하게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는 것이죠.

 어떤 학생들의 경우에 굉장히 착하고 공부도 잘 하는데, 부모님께 받는 것을 굉장히 부담스러워해요. 나름대로 자신의 삶을 제대로 살고 있는 친구처럼 보이는데, 자식이 뭔가 해야되겠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는 거죠. 그런데 벌써 이 생각 자체가 이 친구가 처해 있는 하나의 상황인거죠. 긍정적으로건 부정적으로건, 부모에게 연결되어 있다고 하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상황인거예요. 결국 분리라고 하는 것은 현실적, 경제적인 분리, 나아가서 감정적인 분리까지 다 분리일 수 있죠. 무엇보다 잘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제 발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욕망의 분리’를 이루는 것입니다. 이것이 선행되어야 해요. 만약에 그런 것을 쟁취할 수 있다면,  좁은 공간에서 함께 사는 것이 뭐 그리 문제가 될까요?

 

한편 조한혜정과 엄기호 선생님은 각각 다른 차원에서 ‘가족’에 대한 시각을 보여주셨습니다.

 

조한혜정 : “우주의 일원으로서 생각을 할 때, 아이도 집착하지 않고 키울 수 있지요. 세속화 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이게 다 사라졌습니다. 사회가 소멸되고 실종된 병리적 상황에 우리는 살고 있고, 그래서 ‘가족이 지속가능하냐’라는 질문을 우리가 하고 있어요. 애를 낳아야 하냐는 질문도 그 맥락에서 나온 거지요.

가족과 분리하는 작업이 무의미하다고 느껴서 빌붙어서 살겠다고 했는데, 사실 그건 굉장히 주체적인 거에요. 얼마든지 빌붙어서 살 친구들인 거죠. 그래서 지금 잔머리를 굴리는 거잖아요. 어떻게 보면 지금 핵가족에서 큰 사람들은 그냥 잔머리 굴리는 주체인 거죠. 그런데 ‘그게 주체인가?’ 라는 깊이 있는 질문을 맹 선생님이 해 주신 거죠. 그 핵가족이 키운, 잔머리 굴리는 주체. 결국에는 남은 게 가족밖에 없고, 사회도 없어져버렸어요. 노동이 삶의 일부일 때 우리는 자유로운 노동자일 수 있는데, 노동이 전부일 때 나는 더 이상 노동자가 아니고 내 자신이 휴먼 캐피탈인 거잖아요. 그런 맥락에서, 가족이 전부일 때 ‘가족이 뭐냐’라는 질문을 던져야 해요.”  

 

엄기호 : “지금까지 내가 현존하고 있는 가족이라는 제도 안에서 나에게 배분되어있는 권리를 얼마나 잘 사용하면서 버틸것인지를 논의 했는데요, 지금의 이야기를 인권의 측면에서 이야기해보자면 , 인권 차원에서 훨씬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연대’에 대한 권리에요. 어떻게 새로운 관계를 지금의 관계 바깥에서 창출해 낼 것이냐, 하는 것이 중요한 이야기로 나오고 있어요.

지금까지는 권리 중심으로 풀어왔지요. 모두가 자기 권리를 주장하는데, 그 권리는 사회에서 고정된 할당량이기에, 새로운 시도와 관계를 만들지 않고 굉장히 이기적인 주체가 되어왔던 것이죠. 그래서 저는 ‘가족 이후엔 가족이 있다’는 말은, 이전의 가족관계로 돌아가자는 의미가 아니라, 내가 지금 속해 있는 가족 바깥에서 어떤 새로운 관계와 가족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혹은 얼마나 상상할 수 있는지, 그러한 시도를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날의 강의와 토론을 좀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은 

http://jagongong.net/?p=1487 로 가서  

영상기록과 녹취록을 참조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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