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강 ‘누가 부자인가? 무연ㆍ단속사회를 넘어’ 기록입니다

11월 28일의 강좌에는 박영숙, 김영배, 문종석, 하승우 선생님이 오셔서

기억에 남는 말들을 많이 들려주셨습니다.
‘왕처럼 모시고 서비스를 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을 남겨놓고, 스스로 할 수 있게 한다’
‘특별한 프로그램을 돌리는 게 아니라 공간을 내주면, 점이 모여 선을 이루고, 선이 모여
면(공간)을 이루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모이고 모임을 열고 일들이 일어난다,’
‘바람맞기에 상처받기 않기, 발가락만 걸치고도 지속하는 너그러움이 필요하다.’
‘어떤 공간들이 생기면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을까?
어떤 게 이런 공간을 가능하게 하는가? 철학만으로는 안 될텐데, 공간과 커뮤니티를 만드는 힘은 무엇인가?’
‘자치와 자급, 머리로가 아니고 생활로 해야한다.
같이 모여 공부하다보면, 같이 고민하고, 밥도 먹고, 서로 밥먹는 행태도 보게 된다.
서로가 서로를 지탱해주는 관계가 중요하다. 나를 받쳐주길 기대하는 게 아니라, 나도 누군가를 받쳐주는 것.’
‘자기가 시간을 얼마나 보내느냐에 따라 공간이 보이기 시작한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연고를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누가 대신 만들어주지 않는다, 자기 삶의 공간부터 조직할 수 있다면?’
……..
공간과 사회 큐레이팅에 관련한 탁월한 감각과 경험을 가진 분들에게
이야기 들을 수 있어서 저에게도 많은 자극이 되는 시간이었는데요.
좋은 자극이 왔을 때, 더 깊이 파고들고 움직여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겠지요?
아카데미도 마무리되어가는데, 지금까지 머리속에 오고갔던 생각들
한 번 쯤 정리해 나누어보셔도 좋겠어요.

 

 

그날 나눈 자세한 이야기들은 아래 강의기록에 담겨 있습니다.

 

 

 

        

 

 

**1부**

 

 

조한 : 지난 네 번째 강좌에서는 비혼 여성 독신가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비혼 여성들이 자기만의 방을 안전하게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실제로 자기만의 방만 필요하냐, 자기만의 방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어떻게 ‘같이’ 살 것인가 라는 이야기를 해봐야 하지 않냐는 논의를 했습니다.

 

오늘 강좌는 EBS ‘지식채널e’에서 만든 무연사회에 대한 영상을 보면서 시작했지요. 혼사 살다가 혼자 죽는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일본 NHK에서 무연사회 문제에 대대적으로 집중하면서 책도 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무언가족’이라는 말이 나왔는데, ‘무언가족’이 ‘무연사회’로 가고, 그러다 ‘무플사회’가 되는 거죠. 제 수업시간에는 학생들이 “악플이 무플보다 낫다”는 이야기도 하더군요. 이런 무연사회를 네트워크사회로 만들어가는 시도,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사회로 만들어가려고 하는 시도를 하는 분들을 네 분이나 모셨습니다. 한 분만 오셔도 이야깃거리가 충분하실 분들인데, 오늘은 선을 보는 자리다 생각하고 앞으로 자주 와주세요. 서로 지혜를 나누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앉은 순서대로 이야기를 합시다.

 

 

1. 말문트기 – 박영숙

 

박영숙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녁 맛있게 드셨나요? 자공공 아카데미라는, 얼핏 들으면 무슨 뜻인지 모를 이름을 가진 모임에서 오라고 하시기에 뜻을 살펴보았습니다. ‘자조(自助), 공조(共助), 공조(公助)’는 우리 전공인데!” 하면서 왔습니다. 느티나무 도서관은 공공도서관이거든요. 한자로도 같은 공공(公共)의 의미입니다.

 

그러다 오늘 강좌 주제를 보니 ‘누가 부자인가?’더군요. 하자센터 준비팀의 정보력에 깜짝 놀랐습니다. ‘어떻게 알았지?’ 제가 부자인 걸 알고 섭외하신 거죠? 깜짝 놀랐어요. 그래서 부자가 되는 비법 같은 것을 소개하는 자리인가보다 하고 왔습니다. (웃음) 이건 이야기로 쉽게 풀 수 없는 비법인데 하자센터 분들에게 살짝 비법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제가 부자라는 걸 인증받기 위해서 증거를 대야할 텐데요. 지금 한국사회에서 누가 부자인가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가 자녀의 수입니다. 저는 아이가 넷입니다. 아직 넷이지요. (웃음) 옛사람들은 그 마을의 내로라하는 부자 집을 꼽을 때, 대궐 같은 집, 문턱이 닳도록 드나드는 사람들이 많은 집을 가리킵니다. 대궐은 아니지만, 드나드는 사람들로 치면 우리 집이 만만치 않게 부자입니다. 최소 상주 인구가 7~8명 이상입니다. 동네에서 가출한 청소년이라든가 멀리서 일하는 청년 등이 모이기 때문에 주말 같은 경우 아침 식사를 차리려면, 수저를 있는 대로 내놓고 선착순으로 집어가라고 할 정도입니다. 그런 거로 치면 저는 참 부자라고 할 수 있지요.

 

또 한 가지 저희가 부자로 사는 비법이 있어요. 저희 집에선 ‘아이를 키운다’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아이를 네 명이나 어떻게 키우겠어요? 그저 같이 삽니다. 그래도 부모노릇을 한다면 한 가지, 아이들에게 돈이 많지 않아도 살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아무리 비싼 보험을 든다고 해도 아이들이 잘 살아갈 수 있다고 어떻게 보장하겠습니까? 흔히 가난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불편한 것뿐이라고 하는데, 불편하지 않게 살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돈이 많지 않고도 불편하지 않게 살아가기 위해서 무척 중요한 것이 ‘건강’입니다. 저희는 건강에 많이 매달리는데요. 건강하다는 것은 물론 병이 없거나 장애가 없는 상태를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병이 있든 장애가 있든 내가 나의 몸을 잘 이해하고 나의 몸을 잘 쓰고 나의 몸을 잘 돌볼 수 있는 상태가 건강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으로 보면 정말 극복해야 하는 장애는, 요즘 무척 흔한데요, 나이가 스무 살이 되었는데도 밥을 짓지 못한다거나 그런 것이 발달장애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장애는 어떻게 해서든 극복해야 되겠지요. 몸과 머리와 가슴까지의 균형이 건강에서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흔히 머리의 발달에만 너무 매달리느라 몸이 무능력을 넘어서 장애로 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선 정말 앞으로 살기가 힘들지 않을까 생각해요. 제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또 도서관에서도 수많은 아이들을 만나면서 확인하게 되는 것은, 몸을 쓰면서 내가 먹고 입는 것 하루하루 생명을 유지하고 생활을 하기 위해서 뭔가를 하는 능력이 생길 때, 그런 경험을 할 때, 자신감이라고 할까요, 내가 나를 매니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다른 것에 도전하게 하는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자기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상태로 서른 마흔이 되는 많은 사람을 보면서 참 안타까웠는데요.

 

 

* 더 읽어보려면 첨부된 PDF파일(20121128_자공공아카데미_5강)을 다운받으세요.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다음의 HTML 태그와 속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trike> <strong>